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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거 다 해

근황

마지막 글을 쓰고 10개월 정도가 흘렀다. 지난 글을 보니 글 하나하나에 공을 들였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의 블로그를 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겠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서 매일은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고, 목수가 되었다. 되었다가 아니라 되어가고 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일을 시작해서 직업으로 삼기로 했는데, 어느 순간 이런 중요한 시점에 하루 하루를 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글을 끄적이 시작했다. 그동안에는 열심히 살았다고 혼자 위로하며 마음 편하게 살자고 생각했는데, 지난 일 년은 쉼을 너머 편안한 하루에 푹 빠져 삶의 예민한 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 목수일을 시작했고, 또 목수라는 것이 빠른 시간에 다 이뤄낼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보니 느린 호흡으로, 꾸준히 가자라는 생각에 하루를 흘러가듯 살았다. 일이 없어도 언젠가 일이 생기면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스스로 옥죄고 있는 것을 조금 풀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무한대로 풀어지더라.. 언젠가 될 거고 이뤄낼 거라 생각하니 오늘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더라. 하루하루를 조금씩 흘려보내니 어느 날, 지금처럼 살기 싫어서 열심히 경제 공부를 했던 1,2년 전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1년이 지났지만 나는 그대로다. 나는 그대로고 세상은 조금 더 발전했으니 나는 더 뒤처진 거다. 죽기 살기로 살진 못하더라도 하루하루를 놓치 진 말았어야 했는데.

 

무기력함 속에서 하루를 흘려보내던 어느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내가 꿈꾸던 지점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천천히 가다 보면 뭐라도 하긴 할 거니까, 그런 안일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지금처럼 시간을 흘려보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구직글을 올렸고, 한 시간 만에 연락이 왔다. 내일 다시 현장에 간다.

 

100번의 실패를 목표로 하던 날이 있었다. 왜 실패를 생각하냐고 누군가 물었지만, 실패를 생각하고 도전하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시도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실패의 갯수를 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면 그 안에서 성공이 하나씩 생기니까. 그 사실을 잊고 살다가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2,3년 전에 내가 열심히 살 때 구독했던 어떤 분의 인터뷰 영상이 떴다. 미라클 모닝을 매일 기록하던, 어쩌면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 유투버였다. 그런데 지금 그분은 꿈을 이뤄서 누구나 알 법한 곳에서 터를 잡았고, 이제는 후학을 양성하기 위한 도약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2,3년을 보냈는데 이렇게 결과가 달라지다니. 그분도 인터뷰에서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100번의 거절 후에 3번의 합격을 받았다고.

 

건설 경기가 안좋아서, 여자니까, 인맥이 없으니까, 등등 변명도 많았다. 그런데 100번은 모두 다른 현장에 가 봐야 마음 맞는 사람 1,2명 건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남은 6개월, 최대한 많은 지원을 해보려고 한다. 최소 15일 정도를 목표로 계속해서 구직글을 올리고, 지원을 하고. 나의 문제는 현장이 잡히거나 아주 작은 안정(사실은 안정도 아닌)을 찾으면 아예 손을 놓아버린다는 것이다. 서서히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 채. 그러니 계속해서 하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자. 이번 현장에서 인연을 찾지 못하더라도 다른 인연을 찾아 나서자. 그래서 나의 '삶'을 다시 되찾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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